우크라이나가 진짜 소련인 이유

종종 인용되는 이 폴란드볼 드립
"우크라이나'도' 소련이었다"
도?
근데 과연 이게 드립일까?
'러시아'는 소련이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도' 소련이었다?
위의 드립성 표현과 달리
'소련에서의 우크라이나'는
흔히 생각하는 것 보다 더 진지한 문제임.
어느 정도냐면
'러시아 지도자(ㅍㅌ)'가 약간의 자격지심을 품고
이를 거론할 정도?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네임드 몇 명만 거론해보자

레프 트로츠키
(1879~1940)
두말할 것 없는 공산주의 역사상의 네임드이자 우크라이나인
(젤렌스키 처럼 유대계)
레닌에 이은 소련 2인자
소련 붉은 군대의 건설자
소련 군사평의회 주석 (군권)
소련 외무부 장관 (외교권)
동물농장의 '스노우볼'

니키타 흐루쇼프
(1894~1971)
소련 공산당 2대 서기장
스탈린 격하 운동 실시
에너미 앳 더 게이트 출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서 출생
본인의 혈통은 러시아계지만
어린 시절부터 우크라이나에서 성장하고
부인이 우크라이나인이며
우크라이나에서 정치적으로 자리잡고
마침내 소련 최고 권력자로 떠오름
노골적인 친우크라이나 정책을 여럿 실시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크림 반도 뚝 떼서 우크라이나 넘기기'
소련 내부에서 아무도 찬성하지 않았는데
흐루쇼프가 개인적인 고집으로 실행에 옮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원인 중 하나)
또한 소련 지도부에 우크라이나인들을 대거 영입해서이후 수십년간 소련 권력 핵심부를 장악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1906~1982)
우크라이나인
우크라이나 카멘스코예 출신으로
우크라이나가 배출한 두번째 소련 서기장
흐루쇼프 부터따지면
30년간 소련 서기장이 우크라이나 출신인 셈
흐루쇼프와 달리 대놓고 우크라이나에
영토를 떼주는 식의 정책은 하지 않았지만
브레즈네프 시대나 그 이후에도 여전히 우크라이나 마피아(?)는
소련 최고 지도부에서 최대의 세력이었음.
그리고 브레즈네프가 지명한 후계자가 ...

콘스탄틴 체르넨코
(1911~1985)
소련의 다섯번째 서기장
역시 우크라이나계(아버지)로 일찌감치
브레즈네프에의해 후계자로 낙점되었으나
브레즈네프 사후에는 안드로포프(4대)에 밀려났음.
아무튼 브레즈네프 후반기 소련 내 우크라이나 파벌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인물
안드로포르가 1년만에 죽고
체르넨코가 권력을 쟁취했지만,
역시나 지병때문에 1년만에 사망
그 다음이 ...

미하일 고르바초프
(1931~ )
소련의 마지막 서기장이자, 초대 소련 대통령
페레스트로이카를 통해 소련의 개혁개방을 추진했지만
결국 소련 해체로 끝나버림.
(무려 아직도 살아있음)
의외로 이 사람도 우크라이나계(어머니쪽)
세대적으로 브레즈네프, 체르넨코 등과는 차이가 꽤 나고
위에 언급한 인물과 달리 정치적으로 우크라이나 파벌 이런 느낌은 별로 없지만.
아무튼 이 사람까지가 소련의 우크라이나 계열 지도자 계보임.
여기서는 최고지도자들만 나열했지만
소련 집단지도체제(정치국)에 들어간 정도의 최고 권력자 중에
우크라이나인들은 그 이상으로 굉장히 많음
Alexander Shelepin - KGB 국장
Mykola Tykhonov - 각료회의 의장
Viktor Chebrikov - KGB 국장
Mykola Shcholokov - 내무 장관
Andriy Hrechko - 국방장관
Vitaliy Fedorchuk - KGB 국장, 내무장관
... etc
KGB 국장들 중 다수가 우크라이나인이었던 것을 봐도
알 수 있듯이, 당시 소련 권력 핵심부는
사실 우크라이나인들이 장악하고 있었음.
게다가
흐루쇼프+ 브레즈네프 30년에
혼자 30년 가까이 해먹은 스탈린이 (러시아가 아니라) 조지아 출신인 것 까지 고려하면
순수 러시아계가 소비에트 최고 권력을 차지한 적이 거의 없다는 얘기.
그래서 푸틴이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 발표한 글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소련을 계승한 한 몸이라고 말한 거는
단순히 침공 핑계가 아니라 이런 역사적 맥락도 있음.
결론
"우크라이나가 진짜 소련이다"는 단순 드립이 아니고 진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