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보다 더 아픈 첫사랑 이야기 (3부)
어제의 일이 꿈만 같았고, 아직도 부끄러운 마음으로 자리에 일어나, 문을 조금 열고 바깥의 동정을 살피고 있는 데 정미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얼른 이불로 들어가서 자는 척을 하고 있는 데, 입술에 따듯한 정미 의 입술과 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더니 조그만 소리로 ‘잠꾸러기 우리 여보 일어나’ 하고는 간지럼을 피우기 시작했다. 눈을 뜨고 정미를 보니까 정미는 어제와는 다르게, 얼굴도 환하게 밝아져 있 었고 나의 부끄러운 마음을 달래기라도 하듯이 조그만 입술로 다시 내 입술 을 공략하려 하고 있었다 . 키스를 막 하려는 데 “오빠 일어났으면 데리고 내려와” 하는 아줌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알았어 엄마!” 어제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침에 다시 불끈 솟은 그 곳이 정미에게는 부끄럽 지도 않은 듯, 벌떡 일어서는 데 그 곳을 본 정미는 ‘아이 오빠한테 뽀뽀도 못하겠네. 뽀뽀만 해도 하고 싶어?” 하면서 내 거기를 툭 친다.
이상하게 약하게 건드렸는데도 무척 아픔이 왔다. “아욱”하며 비명을 지르자 정미는 사정도 모르고 ‘오빠 많이 아파, 나도 오늘 아침에도 조금 아프던데..’ 하는 것이다. ‘아니 괜찮아’ 하고 내려오니 저희 엄마에게 나의 솟은 것이 들킬까 봐 제 가 앞에서 가로막듯이 걸어가는 정미의 모습이 나에게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 그리고 그 사랑스런 모습이 지금도 아련히 가슴속에 남아있다. 아줌마는 “잘잤니? 그런데 너 이는 안 닦고 밥 먹을거니 우리 집에서는 이 안 닦는 사람 밥 안 준다.” 하고는 어색한 분위기를 한번에 풀어주고, 정미 는 쿡쿡 웃으면서 나에게 새 칫솔을꺼내다 주었다. 그리고 세수를 하고 나오 는 나에게 수건을 준비했다가 손에 얹혀준다. 그러다 수건으로 다 닦은 후, 수건을 목에 거는 나에게, 정미는 뒤를 한번 힐끗 쳐다보더니 가슴을 한번 꽉 파고든다. 그 사이 반대편에서 물을 떠오던 정미 엄마는 그 모습을보고는 약간 미소를 뛰우며 뒷걸음질 쳐서 돌아 들어 가는 모습이 보였다. “야 너 이러는거, 너희 엄마가 봤다.”
그랬더니 상기된 얼굴로 뒤를 돌아보고 아무도 없는 것을 보더니, 조그만 목 소리로 “오빠 놀리지마’ 하면서 조그만 주먹으로 가슴을 한대 툭 때렸다. 나는 그 날 정미와 하루 종 일 놀았다. 같이 책도 읽고 정미의 제안으로 서로에게 사랑의 편지를 쓰고, 엄마가 안 볼 때마다 웬뽀뽀가 그렇게 좋은지 입을 갔다 맞추고, 정미가 약 을 먹고 잠들 때면 내가 옆에서 손을잡고 잠들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그때 적은 내 편지는 정미의 화장하던 날 정미의 몸과함께 태워졌고 글 솜씨가 무 척 좋았던 정미의 편지는 아직도 내 가슴에, 그리고 내 앨범속에 깊이 간직 되어있다. 정미가 잠든 시간 한번 잠들면 2~3시간은 죽은 듯이 자는 정미를 뒤로하고 문을 열고 나왔을 때, 정미 엄마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미엄 마는 내가 잠든 정미의 손을 내 얼굴에다가도 비비고, 내 가슴에다 넣고, 잠 자는 정미 얼굴에 내 얼굴을 가져다 비비는 모습을 문틈으로 보고 있었던 것 같다.
“영기야 너 정말 정미를 좋아하는 것 같구나?”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나는 “네”하고 대답했다. 무슨 용기에선지 모르지만 어제 살을 섞었던 아줌마 앞에서 한마디를 덧 붙 였다. “나중에 서로 크면 결혼하고 싶어요.” 아줌마의 눈시울이 다시 빨개지는 것을 느꼈다. “잠깐 이리 들어와라” 안방으로 끌려들어간 나를 아줌마는 돌아보지 않은 상태에서 “나도 너희가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건 안돼, 그리고 너는 정미를 좋 아해서는 안돼, 정미가 너를 좋아하더라도 네가 정미를 좋아하면 큰 상처를 입어, 제발 안돼” 하면서 반 울부 짓는 이야기를 조그마치만 빠르게 내뱉었다 “절대 안돼 그리고 지금은 묻지 말아줘, 제발 부탁이야” 아무 이야기도 없이 시간은 흘러가고, 무심히 아줌마의 들썩이는 뒷모습만을 바라보다가 슬그머니 그 자리를 빠져 나왔다. 2층 방으로 올라온 나는 어제 에 있었던 일과 오늘 있었던 일을 정리해 보려고 노력을 했지만 정리되는 것 은 아무것도 없었다. 정훈이 아빠도 내용을 알고 있는 듯하고, 정훈이는 이 일을 아는걸까?
정미는 모르고 있고, 그 당시 가장 이해가 되지않는 부분은 정훈이 엄마와의 관계였다. 정훈이 엄마와의 관계는 나도 전혀 죄책감이 들 지도 않았고, 아주 자연스럽게 어른이신 아줌마가 시키는 대로 하다 보니, 그런 관계가 되었기 때문에 할 때는 좋았어도 어떤 조금의 죄책감을 느끼거 나, 그 일에 대해 정미에게 미안하다는 생각도 갖지 안고 있었다. 6시가 조금 지날 무렵,정미 엄마가 문 앞에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소리가 났 다. 내려가 보니 정미는 예쁜 에이플런을 두르고 집에서 막 입는 옷이 아닌 외출복을 입고 찌게를 옮기고 있었으며 아줌마는 그냥 식탁에 앉아있었다. 정미가 너무 사랑스럽게 보였다. “정미가 얼마나 맛있게 찌게를 끌였는지 볼까?” 아줌마는 찌게를 정미가 끌였다는 것을 그런 표현으로 나에게 알려주며, 수 저로 떠서 맛을 보았다. 나는 그 동안 정미를 보니, 나의 심사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나를 쳐다보고있었다. 정미 엄마가 먹고 난 후 나도 수저를 들어 맛을 보았다.
그 때는 정미 엄마와 정미가 동시에 나를 쳐다보며, 심사를 기 다리는 듯 했다. 조금 짜게 간이 되었는데 나는 먹자마자 “야! 맛있다”를 연발했다. 정미의 환한 얼굴, 아줌마의 의미 있는 미소를 느끼면서 저녁밥은 찌게 반찬으로만 비벼먹고, 퍼 먹고 하여 한 그릇을 다 먹었다. 덕분에 밤에 물을 조금 많이 마셔야 했지만… 7시쯤 정미가 약을 먹고, 다시 자러 가는 모습을 본 나는 위로 올라와, 정훈이 책상에 꼿혀있는 만화책을 보고 있었다. 8시쯤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