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여름의 날씨는 싱그러움 보다는 찌는듯한 온도였다. 일기 예보에서는 예년 보다 더위가 일찍 찾아 올것이라고 연일 방송을 내 보내고 있었 다. 입고 있는 정장인 자주색 여름 투피스 정장이 몸에 착 달라 붙어 더위를 더, 느끼게 했다. 지영은"S"시를 출발해 버스를 두번 씩이나 갈아타고 "H" 읍으로 향하면서 기대감과 흥 분으로 들뜬 감정을 애써 절제 하며 속으로 다짐을 몇번이고 했다. "그래...잘 해,보는 거야...열심히..." 사범대학을 졸업을 하고 공립학교 발령을 손 꼽아 기다리다 지친지 벌써 사년이 지난 지금, 시골 학교면 어떻고 그곳이 산간벽지 학교라고 해도 발 벗고 나설 입장이었다.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홀아버지가 외동딸인 자신을 이만큼 키우며 대학공부까지 시켜 준것만해도 지영은 고마워 했다.

그런, 고마운 아버지가 일년전에 혈압으로 쓰러져 거동도 못하고 요양원에 있는 상태 로 무엇을 하더라도 돈을 벌어야 한다는 절실함때문에 몸부림 쳤었던 기억 들이 버스 에서 바라보는 시골 풍경과 함께 퇴색된 필름처럼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 + + 박 교장은 지영의 이력서를 대강 건성으로 ?어 본뒤 써고 있던안경을 벗었다. 그리곤,앞 소파에 두다리를 가지런히 옆 으로 모은자세로 앉아 있는 지영의 모습을 눈 을 천천히 굴리며 머리꼭지 부터 발끝 까지 뚫어지게 살폈다. "흐흐, 몸매 하나는 기-가 차는구먼!" 박 교장은 속으로 만족을 하면서도 거드럼을 피웠다. "흠,흠, 안-지영 선생!" "네-" 어색한침묵과 긴장을 깨고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지영은 얼른 대답과 함께 고개를 바 로 하고 교장을 쳐다 봤다. "에-또, 워낙에 추천을 하는 분도 많았고, 공개모집시 지원자가 많았는데 말이야...." 박 교장은 탁자에 놓인 엽차잔을 한 모금 마시느라 말을 끊었다가 다시 이었다. "서무과 김주임이 추천을 강력히 하는 바람에, 이렇게 모시게 되었소-만...." 서무과 김주임이란 지영의 사촌언니의 남편 즉, 형부를 말하고 있어 지영은 고마움의 표시로 두손을 앞으로 모으고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교장은 말을 하면서도 연신 지영의 미끈한 다리와 가슴이 파인 투피스 정장속의 풍만 한 가슴을 눈으로 ?어 보고 있었다. 하지만 지영은,박 교장의 음흉한 눈초리를 긴장을 한탓에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었다 . 그도 그럴것이 학교의 제일 어른 이며 재단 이사장인 박 교장과 눈을 마?칠 용기가 없었다. "에-또, 이쁜 만큼 애들 공부도 자-알 가르키리라 믿소!" 지영은 교장이 자신을 가르켜 이쁘다는 말에 기분이 좋았다. "오늘은 토요일 이니까, 월요일에 봅시다. 자-그럼, 나가도 좋아요" 지영은 몸을 일켜 교장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그,그-럼,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말 까지 더듬어 지영은 귓 볼 까지 빨게져 버렸다. "허허, 그래요 월요일에 봅시다" 박 교장은 뒤 돌아 나가는 지영의 뒷 모습 또한 놓치지 않고 살폈다. "흐흐흐, 엉덩이가 더- 섹시 하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