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에서 (2부)

야설

노래방에서 (2부)

avkim 0 1542 0

여기저기 주무르고 빨고.... 이렇게 나의 면접은 끝이 났다. 물론 합격이지..^^ 일단 2차를 나가지 않는 조건으로 그날부터 당장 노래방에서 알바를 시작했다. 지현이와 나는 얼굴도 이쁘장하고 노래도 잘하고..... 그래서 우리 노래방에서 제일 인기가 좋았다. 우리랑 한번 놀았던 아저씨들은 담에 오면 꼭 우리를 찾았다. 난 노래방에서 일주일동안 일하고 돈을 빌려 바로 최신형 휴대폰을 샀다. 꿈에서도 그리던 핸드폰이었다. 난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다가 밤에 안고 자기까지 했다. 아직 핸드폰 값을 갚을려면 한달 이상을 일해야 했지만 그런건 상관없었다. 노래방에서 일하기 시작한지 2주가 지난 어느 날이었다. 그 날도 평소처럼 룸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중이었다. 한 번인가 같이 놀았던 손님일행이 들어왔다. 난 반갑게 인사를 했고 그 손님도 우리를 지정해 같이 놀았다. 느린 노래가 나와서 어떤 아저씨와 안고 춤을 출때였다.

 

역시나...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여기저기 주무르고 뽀뽀두 하고... 그러다 그 손님이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오늘 오빠랑 따로 만날까?" "저 밖에서는 손님 안만나요...." "야, 그러지 말고~ 이따 오빠가 술이나 한잔 살게. 나와라." "안돼요....저 2차는 안간다니까요..." "짜식, 되게 빼네~ " "죄송해요." 바보가 아닌 이상 밖에서 따로 만나 무슨 일이 일어날지 뻔한 거였다. 난 그렇게 2차 제의를 가볍게 거절했고 파트너를 바꿔 또 안고 춤을 췄다. 아까 나한테 2차 제의를 하던 손님이 지현이를 안고 있었다. 또 귀에 머라 속닥속닥 하는 것 같았다. 난 당연히 지현이한테 2차제의를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지현이는 가끔 2차를 나가는 것 같았다. 난 지가 알아서 하겠거니 하고 내버려뒀다. 한타임 끝나고 잠시 쉴 때 지현이가 나한테 와서 말을 걸었다. "야!!" "왜??" "아까 너한테 2차 가자고 했던 아저씨 있잖어~" "어? 너 그거 어케 알았어? 그 아저씨가 얘기하던??" "어~ 그 아저씨 너한테 쏙 빠진거 같더라?" "무슨~" "진짜야~ 나한테 너 전화번호 알려달라구 그러더라~" "그래서? 가르쳐줬어??" "아니, 아직....대신 그 아저씨 전화번호 받아냈어" "잘했어...알려주지마..."

 

"왜에~ 그 아저씨 그만하면 매너도 괜찮고...그냥 한번 줘~" "싫어~" "허이구...너 그거(처녀성) 뒀다 국끓여 먹을거냐? 나같음 비싸게 팔아먹겠다." "뭐야~" "그러지 말고~ 그 아저씨한테 용돈이나 두둑히 뜯어내~" "싫어....나 여기서 알바하는 것만으로 용돈은 충분해...." "에휴...싫다는 거 억지로 할 필요는 없지 뭐. 니 맘대로 해라~" 그렇게 그 이야기는 일단락됐다. 그날 저녁 난 술냄새, 담배냄새, 향수냄새에 찌들어 집으로 들어갔다. 엄마는 당연히 자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엄마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너 요즘 뭐하고 돌아 다니는 거야??" "그냥...학교앞에서 알바해...." "뭐? 알바? 누가 너더러 알바하래? 하던 공부나 열심히 하란 말야~" "하면 뭘해!!! 우리집 형편에 대학도 못갈거고...." "누가 못간대~ 내가 뼈가 부서지게 일해서라도 너 대학은 보내! 걱정마!!" "싫어!! 나 알바해서 돈벌다가 학교 졸업하고 바로 취직할꺼야." "이 기집애가[email protected] 누가 너더러 그러래~" "아빠가 미워 죽겠어! 왜 이렇게 일찍 죽어서...엉엉...." "..................." 그렇게 난 엄마를 붙들고 투정하다 울어버렸다. 엄마도 목이 메어 말을 못했고....우린 서로 부둥켜안고 울기만했다.

 

다음 날도 어김없이 엄마는 새벽부터 일을 나갔고 난 아침을 먹는둥 마는둥 하며 학교엘 갔다. 점심시간이었다. 선생님이 날 교무실로 불렀다. "고파야....큰일났다....." "네? 왜요, 선생님??" "저기....너희 엄마가.... 식당에서 일하시다가 좀 다치셨대~" "네??어딜요?? 엄마가 어딜 다쳤대요?? 네, 선생님??" 난 다급한 마음에 선생님을 다그쳤다. "그게...허릴 조금 삐끗하셨다는데...지금 병원에 계신다니까 가봐라." 난 그길로 조퇴를 하고 엄마가 계시단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에 가보니 평소에도 그다지 건강한 편이 아니었던 엄마가 너무 무리해서 허리를 다치신 거였다. 의사가 뭐라뭐라 하는데 귀에 들어오질 않았다. 어쨌든 결론은 병원에 최소한 한달간 입원하고 퇴원한 뒤에도 3개월은 쉬어야 한다고 했다. 난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아빠가 돌아가신지 얼마나 됐다고 엄마까지.... 그래도 다행인건 엄마는 병원치료만 잘 받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잠들어 있는 엄마를 보면서 난 깨달았다. 엄마병원비와 생활비를 위해 내가 일해야 한다는 것을... 첨에는 너무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내가 노래방에서 매일 같이 일한다면 병원비는 감당이 될까?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난 친구 지현이에게 전화를 했다. "지현아...나 고파야...." "어...너희 엄마 어떠셔?" "어떻게 알았어?" "담탱이한테 가서 물어봤어...." "좀 쉬시기만 하면 괜찮대...." "다행이다...그만한게 어디야..." "그렇지...근데...있지...흑~~" "왜? 무슨일이야??" "아니..훌쩍...병원비땜에...흑...흐흑..." "아...맞다...병원비....어떡하냐...노래방서 알바하는 거 가지고 해결 안돼나?" "나두 몰라...흐흡..." "내가 도와줄 수도 없고....에휴...어쩌냐..." "마음만이라도 고마워. 역시 너밖에 없다,..." "친구좋다는게 뭐야~ 아참...너...저기 있잖아...혹시 2차 안나갈래?" "2차??싫어..." "바보야, 2차 나가면 돈 많이 준단말야...당분간 그렇게라도 해야지!" "얼마나 주는데??" "그거야 너 하기 나름이지..." "생각해볼게..." "그래...잘 생각해봐..." "응, 나 이만 엄마한테 들어가볼게..." "그래...낼 학교서 보자...." 난 병실의 보조 침대에 쭈그리고 누워 고민을 했다. 그리곤 어쩔 수 없단 생각을 하고 드디어 결심을 했다. 2차를 나가기로... 날이 밝자 엄마도 깨어났다. 엄마는 깨자마자 병원비 아깝다며 퇴원을 하겠다고했다. "엄마, 지금 퇴원하면 안된대~" "안되긴 뭘 안되~ 다 병원서 돈벌어 먹자는 수작이야!! 나 괜찮어!!" 그렇게 말하는 엄마의 얼굴은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았다. 난 엄마한테 내가 노래방에서 알바할테니 돈걱정은 하지 말라고 했다.

 

엄마는 노래방 알바가 카운터보는 일인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 이상은 알 필요 없었다. "엄마, 지금 퇴원해서 무리하면 평생 누워있어야 된대..." "거짓말이라니까~" "엄마 만약에 그럼 나한테 평생 짐될꺼야??" "..................................." "엄마가 무리해서 나한테 평생 짐되면...내가 엄마 용서할거 같어??" "흑.....................엄마....괜찮아....너한테 짐 안될게...." "잘들어. 엄마 퇴원하면 나 그날로 엄마랑 인연 끊을거야. 평생 짐될 엄마랑 인연 끊는다구~" "알았어...알았어...미안하다, 고파야...안그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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