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테스 (6부)

야설

크로테스 (6부)

avkim 0 1046 0

잠을 잘 수가 없다. 팬티만 드러 내 놓고 침대에 엎드린 내 몸 모든 피부에 이물질들이 들어와서 여지 저기 들 쑤시고 돌아다니는 것 만같다. 꽤 넓은 내 침대에는 몇시간 동안 뒤척거리면서 만들어 놓은 패인 자국이 여기저기 생기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에게 관대한 잠이란 놈은 나에게만은 그러지 못한거 같다. (그래 내가 졌다.빌어먹을...) 침대에서 걸어나와서 냉장고로 걸어간 나는 이제 반밖에 남아 있지 않은 잭 다니엘을 꺼내서 물컵에 가득 따라서 마셨다. 벌써 새벽 두시다. 어디선가 왕왕 개 짖는 소리가 처연하게 들려온다. 너 녀석도 불면증이냐? 책상앞으로 와서 컴을 열고 인터넷에 접속했다. 이 메일 계정에서 오후에 나에게로 온 메일을 개봉했다. 아디가 제법 눈에 익다. ............................................... 그들을 찾았습니다.

 

한국에 있지 않아서 시간과 비용이 예상외로 많이 걸렸습니다. 첨부파일에 그들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그들이 맞기를 바라며.... 참 추가비용에 대한 청구서도 들어 있으니 읽어보시고 입금해 주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하이에나로 부터 ........................................................ 난 녀석의 하이에나란 이름이 참 맘에 든다. 녀석은 목표물을 발견하면 절대로 포기하거나 놓치는 법이없다. 피에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말이다.... 첨부 파일을 열어서 한참동안 내용물을 읽어본 이후에 메일쓰기로 돌아갔다. 발신자는 성민지를 외뢰했던 그 녀석이었다. ......................................................... 님에게... 님이 이번 내기에 이겼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약속한 일주일이 지났지만 전 실패했습니다. 약속하신 금액 일천만원을 내일 님의 계좌에 입금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같은 걸 걸고 한게임 더 하시는게 어떨까요? 이번엔 5배로 올려서 5천만원으로 하죠 기한은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으로 하고 내용도 같은걸로 하고 말이죠.... 님의 답변을 기다리며 --------------------------------------

 

잭 다니엘을 한잔 더 마시고 침대로 돌아간 내가 다시금 뒤척거리면서 시간을 죽이고 있을때 성민지는 남편 임성택과 새벽에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임성택은 평소와 다름없는 애무로 성민지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녀의 등뒤에서 그녀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서 그만이 알고 있는 아내의 성감대를 손끝으로 빗질을 하듯이 터치하고 있었다. 멀쩡히 옆에서 잘 자고 있던 성민지는 갑작스런 남편의 손길에 첨에는 기겁을 했으나 낮익은 손길의 주인공이 남편이란 것을 알고 속으로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남편의 애무를 받아들이면서도 성민지는 아직도 두근거리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었다. 몇일전에 극장에서 낮선 외국인으로 부터 당한 이후 의도적으로 남편과의 잠자리를 피해온 그녀였다. 남편이 싫어서가 아니였다. 그 날 이후 매일같이 목욕을 했지만 아직도 몸에는 끈적끈적한 외국인의 흔적이 남겨져 있는 것만 같아서 남편이 행여 눈치 채지 않을까 조바심이 났었고 또한 몇일동안 부어오른 그녀의 아랫도리가 남편의 것을 거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더 이상 아랫도리에서 통증도 느껴지지 않았고 남편 몰래 다니는 아르바이트 때문에 어두웠던 마음도 꽤 밝아진 상태였다. 하지만 잠자리에서 남편과 같이 누울때면 죄의식이 다시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고 그래서 그녀의 몸은 임성택을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었다. 불행중 다행이라면 임성택이 그동안 풀이 죽어서 그녀와의 육체적인 결합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남편은 젊고 건강한 남자였고 성욕도 왕성한 편이었다.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시간이 지나면서 해소되었는지 남편은 더 이상 못참고 자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를 위해서라도 지금까지 소중하게 지켜온 결혼생활을 위해서라도 성민지는 남편에게 몸을 열어주어야 했다. 성민지는 몸을 남편에게 돌리고 남편의 목에 두팔을 던졌다. 자신의 아랫배를 쿡쿡 찔러오는 남편의 성난 물건이 느껴졌다. 꼭 일주일만의 섹스였다. 임성택은 너무나도 자신의 몸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었고 흥분할때 반응하는 자신만의 독특한 버릇도...

 

더는 참지 못한 남성택의 굵은 물건이 자신의 열린 문으로 파고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성민지는 최대한 다리를 벌여서 남편을 도왔다. 남편의 집요한 전희 때문에 젖어버린 성민지의 열린문으로 남성택의 물건은 손쉽게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성민지는 서서히 고개를 뒤로 젖히면서 한숨을 토했다. "아..............~" "좋아?" 임성택이 끄응 하는 소리를 낸 뒤에 귀에대고 속삭였다. "으 응" 성민지는 콧소리로 그렇게 대답하고 남편의 등을 두다리로 힘껏 조이기 시작했다. (벌써 다 들어 온것일까?) 그녀는 순간 자신이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을 알고 당황했다. 여긴 몇일전의 극장이 아니었고 자신안에 들어온 남자는 그 흑인이 아니라 남편이었다. 그녀는 아직도 그날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스스로 질책했다. 남성택이 천천히 움직이면서 질안을 압박해 가기 시작했다. FM에 가까우리 만치 남편의 섹스는 정석플레이였다. 성민지는 눈을 크게 뜨고 사랑스럽기만 한 남편의 몸과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았다. 불이 꺼진 어두운 남편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고 다만 침실로 스며 들어온 여명의 조명으로 희미하게 남편의 들썩거리는 몸짓이 보일 뿐이었다.

 

어둠의 빛으로 남편의 몸이 검게 보이자 순간 성민지는 그 흑인의 검은 얼굴과 쌔까만 다리를 연상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언제쯤 이 악몽이 끝나게 될까?) 정신이 왔다리 갔다리 하자 그녀는 섹스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고 그녀의 이런 불안정한 심리는 어색한 반응으로 드러났다. 남성택이 갑자기 피스톤 운동을 멈추고 그녀에게 물었다. "너 왜그러니?" "응?...왜?" 그녀가 흠칫 놀라면서 남편에게 대꾸했다. "다른 생각하는거 같아....모처럼 만의 섹스인데....넌 거북스러운가 보구나" "아니야..아니야....당신 말대로 오랜만이어서 그런가봐...계속 해줘..." 임성택이 잠시 물끄러미 그녀를 위에서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멈추었던 엔진을 재 가동시켰다. 그녀는 눈을 감으면서 속으로 중얼중얼 거렸다. (그는 지금 내 남편이야....내가 사랑하는 아이의 아빠) 남성택이 사정을 끝내고 돌아누워서 담배갑을 찾는 부시럭 거리는 소리가 옆에 누운 성민지의 귀에도 들려왔다. 차악 하는 소리와 함께 침실이 순간 밝아지다가 다시 어두워 졌고 매케한 담배 연기가 향불처럼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성민지가 남편의 가슴에 얼굴을 대고 말했다.

 

나...되게 좋았어...당신은?" "너무 오랜만이어서 빨리 했는데...당신은 괜찮았어?" "그래도 좋았어..." 그렇게 말하고 성민지는 눈을 감았다. 한번도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남편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동안 일이 있어서...널 안아주지 못했어...미안해" 그녀가 고개를 흔들면서 말했다. "아니야...당신 힘든거 다 아는데...일은 어떻게 잘되었어?" "낮에 회사에서 아버님께 전화드렸어 " 그녀가 몸을 일으키면서 남편에게 물었다. "아버님이 도와주시겠다고 그러셔?" 남성택은 잠시 말을 하지 않고 두어모금 담배를 빨았다. 그녀가 조금 불안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얼마전 성제에게 돈을 주셨다고 그러시더군...성제가 요즘 개원한다고 돈이 필요했거든..." "대련님이? " 그녀는 시동생의 이야기가 나오자 속으로 흠칫했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응...하지만 너무 걱정하지마...아버지가 되는대로 다음주까지 마련해주신다고 하셨으니.." 그녀가 그제서야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다행이야....아버님이 계서서...그래두 너무 아버님께 미안해..." "괜찮아 너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되...부모 자식간은 원래 그런거야...아마 성제라도 아버님은 분명히 도 와주셨을거야...

 

너 그렇게 미안하면 시간내서 광주로 한번 내려갔다 오든지..." "정말 그래야 겠어..." 그녀는 그렇게 말을 하다가 지금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단 것을 남편에게 털어놔야 하나 잠시 갈등했다. 그녀는 속으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남편은 자존심이 유난히 강한 남자이다. 자신이 카페에서 카운터로 일하고 있단 것을 알게되면 어떻게 반응을 보일지는 뻔했다. 당장 때려치우라고 말하면서 섭섭하단 표시를 분명히 할 것이다. 일단 고백하는 것은 잠시 보류하기로 했다. 담배를 다 피운 남성택은 자신을 바라보면서 싱긋 웃으면서 일어났다. "자기 어디가?" 그녀가 일어서는 남편에게 물었다. 남성택은 싱글싱글 웃을뿐 대답은 하지 않고 안방에 있는 티비 밑의 다이 앞에 쭈그려 앉았다. 다이를 열고 한참을 찾던 남편은 무언가를 손에 쥐고 다시 침대로 나타났다. "그게 뭐야?" 궁금해진 성민지가 물었다. 남편이 쑥스러운 듯이 그걸 뒤로 감추더니 다시 티비쪽으로 걸어갔다. 남성택은 티비 밑에 있는 VTR에 들고 있던 걸 넣고는 리모콘을 들고 침대로 와서 성민지 옆에 누웠다. 그제서야 남편이 비디오를 꺼냈다는 걸 깨달은 성민지가 물었다.

 

"새벽부터 무슨 비디오야? 자기 오늘 출근 안할거야?" "가만 있어봐...이거 오늘 회사사람에게서 받은거야...나도 아직 못봤는데 아주 죽인데" "혹시 포르노 ..그런거 아냐?" "응 미국꺼야...사실 오늘 퇴근하면서 너랑 볼려고 구해온거야" 그녀는 잠시 눈쌀을 찌푸렸다. 안방에는 저것 말고도 몇개의 포르노 테이프가 있다. 둘은 이따금씩 그걸 틀어놓고 보면서 섹스를 하곤 했었다. 하지만 훈이가 태어 난 이후로는 그 횟수가 줄어들었고 아이가 점점 자랄수록 더 뜸해졌었다. 남편은 어제 퇴근하면서 아예 작정을 단단히 하고 왔는거 같았다. 그녀도 오랜만에 보는 포르노에 호기심이 생겨서 남편의 팔에 머리를 대고 몸을 바싹 붙였다. "저런거 같이 보는거도 되게 오랜만이다. 그렇지?" 그녀가 애교섞인 목소리로 남편에게 속삭였다. 남성택은 웃으면서 그녀의 가슴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다른 테이프 위에다 복사를 했는지 한동안 치칙 하면서 비가 내리던 화면이 밝아지면서 영어 자막이 드러났다.

 

숲속같은 곳을 배경으로 늘씬한 몸매를 가진 백인 여성이 하늘거리는 원피스를 입고 서 있는 모습이 첫 화면으로 나타났다. 그녀가 버릇대로 손톱을 입으로 가져가면서 유심히 보고 있는데 화면이 갑자기 빨라지면서 덩치가 산만한 흑인녀석이 백인 여자 앞에 나타났다. 성민지는 자기도 모르게 눈을 크게 뜨고 입에 물려진 엄지 손가락을 깨물었다. 백인 여자가 필사적으로 몸부림 치면서 냇가쪽으로 도망을 가기 시작했고 뒤 따라 온 흑인이 그녀를 개울에 쓰러뜨리고는 그녀의 원피스를 단번에 벗겨내었다. 젖은 알몸으로 필사적으로 반항하는 백인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리더니 흑인 녀석이 자신의 거대한 물건을 꺼내는게 보였다. "새끼 진짜 크네...여자가 죽겠다" 임성택이 감탄하면서 열심히 브라운관을 주시하고 있는동안 옆에 누운 성민지는 손가락을 피가 나도록 물면서 벌벌 떨기 시작했다. 애무고 뭐고 곧바로 흑인은 강간 신 답게 자신의 대물을 백인여자의 아랫도리에 밀어넣었고 백인여자는 울부짖기 시작했다.

 

그 자극적인 장면에 흥분하기 시작한 남성택이 옆에 누운 아내의 몸을 더듬기 위해서 손을 뻗었지만 그녀는 거기에 없었다. 성민지는 창백해진 얼굴로 벌써 침대에서 내려와서 방문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너 어디가니?" 임성택이 의아한 눈으로 문 쪽으로 나가는 아내를 보고 물었다. "잠시 화장실 좀 갔다 올께...보구 있어" 그녀는 간신히 그렇게 말하고 문을 열고 나갔다. 욕실의 문을 잠그고 변기통위에 쭈그려 앉아서 그녀는 소리없이 울기 시작했다. 잊고 싶었던 악몽을 되살려 준것은 남편이었다. 간신히 잊혀져 가던 그날의 기억이 다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고 그녀는 조금전 비디오에 나온 그 백인여자의 모습과 극장에서 속절없이 당했던 자신의 모습을 교대로 떠올렸다. 비디오의 그 여자는 그래도 도망이라도 갔었지만 자기는 그러지 못했다.

 

거친 손이 자신의 입을 틀어막은 이후에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은 그 흑인의 무릎위에 얌전히 놓여 있었던 것이다. 그 후로 그녀는 흑인남자의 것이 되어 버렸다.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팬티를 빼앗겼고 그 남자의 굵은 손가락이 자신의 비밀스런 곳을 헤집고 들어왔을때는 이럴수는 없다고 속으로 부르짖었다. 남편의 부드러운 애무와는 거리가 먼 치욕스런 손길질 그리고 뒤를 돌아 볼수는 없었지만 코를 찌르는 듯한 비릿한 땀 내음과 버터내음... 그리고 소름이 끼칠 만큼 징그러웠던 흑인의 숨소리와 입김의 감촉까지 몽땅 되 살아나기 시작했다. 반항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몸을 비틀었지만 흑인의 힘은 너무나도 세었고 손가락이 자신의 몸속에서 마구 돌아다닐때는 수치스러움과 함께 고통도 느껴졌었다. 그런데 흑인이 손가락을 빼서 자신의 얼굴에 발라주었을때 그녀는 그 짧은 순간에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의 볼에 묻은 그 끈적한 액체에는 흑인의 타액뿐 아니라 자신이 배출한 액이 있었던 것이다. (내가 젖었단 말인가?

 

그럴리가 그럴리가 없어) 그녀는 자기것이 아니라고 속으로 부정하고 있을때 흑인의 물건이 엉덩이에서 느껴졌고 그제서야 정신이 든 그녀는 절대로 삽입만은 허용할 수 없노라고 필사적으로 몸을 비틀었다. 자신의 몸안으로 들어오기 위해서 자신의 질입구를 비벼대던 남자의 쇳덩이 같은 귀두가 느껴지는가 싶더니 질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과 더불어 묵직한 것이 밀려들어왔을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젖히고 말았다. (그건...그건 고통때문이었어)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결혼이후에 남성택의 물건에 익숙해진 자신의 질은 흑인의것이 너무도 벅찼고 너무도 아팠다. 완전히 흑인의 것에 자신의 몸이 점령당했다는걸 깨닫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질 안쪽 벽에 흑인의 귀두가 닿았을때는 그녀는 끝났다고 절망했다. 어떻게 이렇게 쉽게도.... 하지만 흑인은 그녀가 그런 감상과 절망에 빠져 있도록 가만히 내버려 두질 않았고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 있었고 치욕스런 자세를 감수하면서 자신은 흑인을 받아들였다. 흑인이 자신의 몸안에 더러운 배설물을 가득 쏟아내고 일어서서 나가버렸지만 그녀는 그 남자를 볼 용기도 의욕도 들지 않았다.

 

오직 죽고 싶었을 뿐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고 남편외에 첨으로 남자를 받아들이고 만 자신이 너무도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 언제 들고 갔는지 자신의 팬티까지 빼앗긴 성민지는 질내에서 그 더러운 정액들이 쏟아지는걸 깨닫고 이를 악물었다. 화장실로 가기 위해서 극장문을 나오는 동안 잠을 자고 있는 한명의 남자가 보엿지만 그녀로서는 왜 나를 도와주지 않았냐고 하소연을 할 정신이 없었다. 흑인이 쏟아낸 정액은 많았다. 화장실로 걸어가는 동안 자신의 사타구니를 타고 흐르는 새 하얀 정액덩어리들을 느꼈고 그녀는 화장실에서 소리없이 울면서 그걸 닦아 내고 또 닦아 내었다. 하지만 흘러내린 정액이 굳어버린 다리의 흔적들은 물로 씻어내야 했고 그래서 세면대로 다가갔을때 그녀는 포장된 여성용 팬티가 한장 놓인것을 발견햇을때는 매우 놀랐다. 이걸 누가?... 마치 자신보고 입어라는 듯이 갖다놓은 그 팬티는 사이즈도 맞을 뿐 아니라 자신이 잘 입는 그 팬티였다. 혹시 그 흑인 녀석이? 그녀는 두려웠지만 팬티도 없이 치마를 입은채로 나갈 자신이 없어서 그 팬티를 입고 나갔다. 집에 도착한 후에 그 팬티는 불에 태워서 재로 날려보냈지만...

 

욕실에 쭈그린채 울면서 생각하던 그녀가 일어서서 세수를 했다. 눈물 자국이 얼굴에 번지는게 보기 싫었다. 너무 오래 있으면 남편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도 그 포르노가 있을 안방으로 들어가는 것이 싫고 무서웠다. 한참후에 그녀가 방으로 들어갔을때는 비디오가 켜진채 남성택이 곤하게 잠들어 있는 것이 보였다. 자기를 기다리다가 잠이 든 남편의 배에 이불을 덮어주고는 비디오를 꺼버렸다. 벌써 아침이 밝아오고 있었다. 남편을 출근시키고 훈이를 놀이방에 데려다 준 이후에 조금 부은 얼굴로 카페 "크로테스"로 출근한 그녀는 예전과 다름없이 카운터에 앉아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가뭄에 콩나듯이 콧배기를 비치는 사장은 역시 나오지 않았고 오전에는 손님들도 별로 많지 않았다. 생긴거에 어울리지 않게 애교를 부리면서 누나 누나 부르는 바텐더 청수가 오늘도 독서하는 그녀 옆에 와서 얼쩡거리면서 말을 걸기 시작했다. "누나 오늘 얼굴이 좋지 않네요...피곤해 보이는데?" "으응 그러니?...잠을 좀 못자서 그런가봐..." 그녀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얼굴을 매만지면서 대꾸해 주었다. "카운터 일때문이에요?..." "으응 아니야...난 별로 하는일도 없는걸..."

 

"매일 나오지 마시구 사장님한테 말해서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쉬는 날을 만드세요" "쉬는 날?...으응...그래도 될까?" "그럼요...우리들도 돌아가면서 일주일에 하루는 쉰다구요...." "으응..생각해 보구..." 카운터 일이 힘들것은 없었지만 주부이고 훈이까지 있어서 그녀도 쉬는 날이란 말에 맘이 끌렸다. 더구나 남편에게 아직 말도 안했고 일요일에도 나간다면 남편이 의심을 할거란 생각이 들었다. (일요일을 쉴까? 그럼 사장이 뭐라고 하지는 않을까?) 그녀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문이 열리면서 사람이 들어왔다. 그녀가 어서오세요 라면서 말하려는데 그녀의 눈이 갑자기 커졌다. 들어선 남자는 흑인이었다. 소름이 쫘악 끼치면서 공포가 다시 밀려들기 시작했다. "미스터 캠프...하이" 카운터 옆에 기대 서 있던 청수가 반갑게 흑인에게 말을 건네면서 아는척을 했다. 흑인 녀석이 환하게 웃으면서 청수에게 손을 내밀고는 악수를 했다. 두사람의 모습으로 보아 둘이 아는 사이같았다. 흑인이 청수의 안내로 사장이 자주 앉는 창가에 가서 자리를 잡을때까지 성미진은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 극장에서의 일과 아침의 비디오가 저기 앉아 있는 흑인의 모습과 마구 겹쳐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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