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감금, 그리고 애완인 (1부)

야설

납치, 감금, 그리고 애완인 (1부)

avkim 0 1167 0

이 방에 아무래도 도청장치가 있는거 같습니다. 우리 회사에 산업스파이가 있는거 같은데 도저히 누군지 알수가 없네요. 절대 표시내지 마시고 끝까지 읽고 지시하는데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앞의 서류봉투에는 우리 회사의 일급기밀이 담긴 설계도면이 있습니다. 이것을 동봉한 약도의 지점에 가시면 제 별장이 나올것입니다. 그곳 지하실에 가보시면 정면에 책장이 있을겁니다. 책장 두 번째칸에 있는 제일 두툼한 책을 열어보면 속을 잘라내고 테두리만 남겨져 있을겁니다. 그곳에 서류를 넣어두시고 오시면 됩니다. 회사차를 이용하되 가실 때 시내를 한바퀴 돌아서 미행하는 차량이 없는지 확인하시고 별장으로 향하시기 바랍니다. 위치추적을 당할지도 모르니까 핸드폰은 꼭 꺼두시기 바랍니다. 이글을 다 읽으셨으면 저를 보고 고개를 끄덕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제가 거래처에 보내는척 말을 할테니 바로 출발하여 별장으로 향해주시기 바랍니다.

 

별장은 카드키로 되어 차량 햇빛가리개 뒤에 꼽혀있습니다. 한 장은 현관열쇠이고, 한 장은 지하실 열쇠입니다. 열쇠는 복사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차량에 타자마자 지갑에 잘 넣어두시기 바랍니다. 글 작성을 마치고 느긋이 커피 한잔 마시며 밖을 바라본다. 조용히 떠가는 흰구름 한점... 그때 “안녕하세요” 부끄러운 듯 웃으며 들어오는 은미씨 너무 상큼한 모습이다. “안녕 은미씨?” “사장님 일찍 나오셨네요? 다른분들은 아직인가요?” “다들 벌써 나와서 거래처에 갔어요” “어머 그럼 제가 지각인가요? 9시까지 오라고하셔서...” “괜찮아요 그건 그렇고 컴퓨터좀 봐줄래요? 왜 이러는지 모르겠네” 내가 적은글을 은미씨에게 보여주었다. 은은히 풍기는 샴푸향이 섞인 살내음.... 음... 긴장한 듯 모니터를 뚫어지게 쳐다보던 은미씨... 나를 보고 고개를 끄덕인다. “아~! 맞다... 거성실업에 가져다줄 서류가... 어딨더라... 컴퓨터는 나중에 AS를 부르면 될거고... 이 서류를 전달해야 하는데.... 은미씨 다녀올수 있겠어요?“ “네? 아! 네.... 제가 다녀올께요 그런데 거성실업이 어디에요?“ “종로에 가보면 종각 뒤쪽으로 삼미 빌딩이 있어요 거기 5층에 가보면 거성실업이라고 있을겁니다.

 

영업부에 김민식 과장에게 전달해주면 되요“ “네... 지금 바로 가면 되나요” “네... 바로 출발해주세요” “다녀오겠습니다.” 그녀가 출발한지 10분쯤 지났다. 컴퓨터를 켜고 차량의 위치를 확인해본다. 현재 컴퓨터는 차량이 동대문 운동장 옆을 지나고 있음을 표시해준다. ‘잘하고 있군.... 이제 나도 슬슬 출발해야지’ 은미씨가 시내를 한바퀴 돌고 별장까지 오려면 한시간 반쯤... 한시간 내로 별장에 도착하면 된다. 고속도로를 타고 별장이 있는곳까지 내달린다. 시원한 바람과 맑은 하늘... 내 실험에게 하늘이 축복을 해주는 듯 맑고 깨끗한 날씨다. 어느덧 별장 근처에 도착했다. ‘내 차가 보이면 안되겠지...’ 별장 뒤쪽 으슥한 나무숲 뒤쪽으로 차량을 숨기고 별장안으로 들어선다. 깨끗이 치워두긴 했지만 며칠 비워놨다고 먼지 냄새가 난다. 그렇다고 청소나 하고 있을수는 없는일.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모니터를 일일이 작동시켜 본다. 새로 설치한지 며칠 되지 않아서 그런지 모든 카메라와 모니터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그때 밖에서 자동차 소리가 난다.

 

외부 카메라를 작동시켜 보자 오은미씨가 화면에 들어온다. 약간은 겁먹은듯한 표정... 아무래도 첫임무를 맡고 잔뜩 긴장했으리라.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둘러보다 카드키로 문을 열어본다. ‘바보야 노란색은 지하실키야’ 당연히 열리지 않는다. 한두번 더 해보더니 핸드백에서 하얀색키를 꺼내들고 문을 열고 들어온다 재빨리 2번 카메라를 작동시킨다. 한발. 두발.. 별장안을 둘러보다가 소파에 가서 앉는다. ‘아니.. 거기 앉아있으면 어쩌자는거야...’ 속은 타지만 나가서 이야기 할 수도 없는 노릇... 소파에 앉아서 한참을 두리번 거리던 은미씨는 지하실쪽을 바라보더니 일어나 지하실쪽으로 향한다. 노란색 카드키를 들고 지하실문을 열더니 들어가지는 않고 안을 조용히 둘러보고 있다. ‘은미야 들어가라~ 들어가라~’ 2~3초후.. 결심한 듯 한발을 계단에 내려놓는다. 문 손잡이를 놓고 한발한발 계단을 내려가고 있는 은미씨... 어느샌가 문은 조용히 닫힌다. 재빨리 3번 카메라를 작동시킨다. 은미씨는 어느새 계단 중간쯤까지 내려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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