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 3부3장

야설

알바 - 3부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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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애교폭탄










[1]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샤워를 한 후에 지혜를 깨웠다. 










"오빠, 벌써 일어났어?"

"벌써가 뭐야? 아침 먹으러 뷔페로 내려가야 해."




"아침 안먹고 그냥 더 자면 안돼?"

"안돼. 그러다가 너도 병원에 입원할래?"




"생전 안먹던 아침을 갖고 왜 여기 와서는 저 난리래?"










지혜가 투덜거리면서 욕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나는 1층에 있는 프론트로 내려갔다. 여직원에게 관광 안내 팜플렛을 달라고 해서 훑어보았다. 










"더 필요하신 것 있어요?"

"휴대 전화기 두 대를 렌트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물론입니다. 시간이 30분 정도 걸리는데요.

이 서류를 작성하셔서 서명해주세요."










그녀가 내미는 서류는 휴대전화기 계약서이다. 나는 우선 1주일간 빌리기로 하고 서류에 빈 칸을 채워서 제출했다. 아침 식사 후에 찾으러 오겠다고 하고 방으로 올라왔다. 지혜는 샤워를 끝내고, 머리를 말리고 있다. 







우리는 외출준비를 끝내고 최은희와 약속한 9시에 1층 로비로 내려갔다. 최은희가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다.










"태현씨랑 지혜. 잠은 잘 잤어요?"

"언니는요? 나는 잠이 안와서 혼났어요."




"침대가 달라서 그러나?"

"아뇨. 비행기 타고 오면서 잠을 너무 많이 잤거든요."




"늦었으니까, 아침은 병원에 가서 먹자."










우리는 프론트로 가서 휴대전화기를 찾았다. 지혜에게 하나를 건네주었더니, 지혜가 신기하다는 듯 쳐다본다.










"신기해? 휴대폰 처음 구경하니?"

"그게 아니고, 여기서 누구랑 통화하나 생각 중이야."




"우리끼리라도 해야지.

한국에는 용건만 간단히, 짧게, 그리고 너무 자주는 하지 말고."




"그 정도는 나도 알거든요."










우리는 서로의 전화번호를 입력했다.













[2]

최은희는 우리를 데리고 주차장으로 간다. 지혜가 한마디 한다.










"길이 참 마음에 드는데, 우리 걸어가면 안돼요?"




"걷는 것은 나중에 태현씨랑 둘이 해.

병원까지는 15분 정도 걸어야 하는데, 지금 시간이 그렇게 많은 것이 아니야."




"꼭 이렇게 일찍 가야 해요?"




"이 시간에 가면 회진중인 닥터들을 만날 수 있다고 했거든.

피곤하면 지혜는 호텔로 가서 잠을 더 자도 괜찮아."




"그렇게 까지는 안해도 돼요.

그런데 언니는 회사에 안가셔도 돼요?"




"내 걱정은 하지 마. 너희가 왔으니까 오후에 간다고 말해뒀어." 













그녀는 우리를 차에 태워서 병원으로 갔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그녀는 우리에게 기다리라고 하더니, 빠른 걸음으로 혼자 안내하는 곳으로 간다.










"어제 병실을 옮겼다고 해서 확인 하느라고 .."










우리는 병실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보니까, 그 시간이 회진이라면서 복도 좌우에 있는 모든 병실의 문들이 활짝 열려있다. 내 손을 잡은 지혜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최은희가 누워있다는 병실은 복도의 맨 끝에 있다. 병실 안으로 들어서며 한 바퀴 들러본다. 한수정이 내 눈에 들어온다. 내 가슴이 북받쳐 오르며, 눈이 뜨거워진다. 다른 환자들 몇 명은 우리를 쳐다본다. 최은희 말로는 동양인 방문객이 아침 일찍 와서 그럴거라고 한다. 




그런데 나의 2등짜리 한수정은 내가 온 것을 알아보지 못한다. 마치 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처럼, 한수정은 산소 마스크를 하고 누워있다. 이마와 얼굴에는 상처도 나있다. 그녀의 머리맡에는 여러 개의 모니터가 그녀를 감시하고 있고, 수액은 쉬지 않고 그녀의 몸으로 흘러 들어간다.




최은희가 입을 내 귀 가까이에 대고 낮은 소리로 말한다.










"봐도 이 모양인데, 뭣하러 여기까지 왔니? 괜히 마음만 아프지. .."










잠시 후에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우루루 들어오면서 우리를 보고 아침 인사를 한다.










"좋은 아침입니다. 일찍 방문하셨군요."

"좋은 아침입니다."










그들은 한수정의 침대를 에워싸고 둘러서서 한수정을 살펴본다. 그리고 한수정에 대해서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한다. 최은희가 그들에게 물었다.










"환자의 상태에 어떤 변화가 있나요?"

"유감스럽게도 아직은 없습니다."




"살아있는 것은 확실합니까?"

"물론입니다. 왼쪽에 있는 모니터가 심장, 호흡, 맥박, 혈압을 체크하는 중입니다."




"아. 예에."










최은희는 나와 지혜를 데리고 밖으로 나와서 병원 카페테리아로 갔다.










"뭐라도 먹어야지."










우리는 토마토와 치즈 그리고 삶은 계란이 들어있는 작은 바게뜨, 커피, 쥬스, 우유 들을 쟁반에 담았다. 바게뜨는 전자 렌지에 돌리게 하고, 계산은 내가 했다. 우리는 창가에 있는 테이블로 가서 앉았다. 최은희는 또 프랑스어로 이야기 한다.










"수정이를 보고 나니까 태현씨는 어때?"

"글쎄. 비참하네."




"너무 감상적으로 빠지지 말아요.

우선 병실부터 바꿔달라고 해야겠어. 너무 어수선하지 않아?"




"그건 그래."




"의료 보험이 거기까지는 지불하지 않으니까 비용은 제법 나올텐데. .."

"일단 비용은 전부 나한테 넘겨. 나중에 한수정 부모님이랑 해결할게."




"그럼 나가면 차 렌트한 것부터 찾아오자."

"예약했어?"




"어제 저녁때."

"아까 호텔에서 보니까 호텔에서 해도 되겠더만."




"그거나 그거나."










최은희는 나와 지혜에게 여기서 기다리라고 하고 원무과로 간다며 자리를 떴다. 지혜는 무표정한 얼굴로 머엉하니 창 밖을 내다보고 있다. 이번에는 지혜가 프랑스어로 대화한 것으로 트집을 잡지는 않지만, 심기가 편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지혜는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나도 프랑스어를 꼭 배우고야 말겠어."




"그거야. .. 할 수 있으면 좋지만,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거든?"

"오빠가 계속 완전 고단수로 나를 왕따 시키잖아."




"그게 아니라니까.

잠시만 여기에서 지금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것을 들어볼래?"




"... ..."




"들리니?"

"저쪽 테이블은 영어, 우리 뒤에는 프랑스어네."




"그것 보세요. 우리가 왜 지혜를 왕따 시키냐?

저 사람들 처럼, 최박사님이 나랑 프랑스어로 이야기하는 것 뿐이야.

다음부터는 영어로 하자고 할까?"




"오빠도 참. .. 내가 농담으로 한 말을 왜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여?"

"농담이었어?"













나는 지혜에게 토론토와 주변의 관광지가 나와있는 팜플렛을 보여주었다. 지혜가 들여다보더니 알아보지 못하겠다면서 내 쪽으로 밀어놓는다.




최은희에게서 전화가 왔다. 병실 옮겨달라고 신청하는 문제가 끝났다면서, 우리보고 1층으로 내려오라는 것이다. 나와 지혜는 그녀가 오라는 곳으로 가서 우리는 다시 만났다.













[3]

그녀는 우리를 렌트카 사무실로 데리고 갔다. 내가 멀리 여행을 갈 일은 없으므로, 우리는 폭스바겐(VW)으로 결정했다. 서류를 작성한 후에, 차의 키를 받아 들고, 주차장에 세워둔 차 잇는 곳으로 갔다. 차를 구경한 후에 운전을 해서 정문 앞으로 나와보니까, 내가 운전 하기에 괜찮다.










"태현씨. 괜찮겠어?"

"괜찮다니? 좋은데."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다."










최은희는 그 곳에서 바로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시간은 벌써 오후 두 시를 넘고 있다. 그녀의 차가 앞장서고, 나는 지혜를 태우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 최은희는 나를 생각해서인지 엄청 천천히 간다. 우리는 블루어 스트리트 웨스트(Bloor Street West)로 들어섰다. 그런데 창 밖을 구경하던 지혜가 갑자기 손뼉을 치며 소리친다.










"와아앙. 한국말로 된 간판이다."

"좋으니?"




"신기해. 엄청 반갑고. .. 한두 개가 아니네."










최은희가 깜빡이를 넣는다. 차를 여기에 주차하자는 것이다. 지혜가 말한 한국 식당으로 가겠다는 것 같다. 우리는 차를 주차하고 길을 건너갔다. 지혜가 식당을 가리키며 최은희에게 묻는다.










"언니. 저기서 한국 음식 먹게요?"

"아무래도 지혜가 먹고 싶어할 것 같아서." 




"와앙. 고마워요. 언니."













[4]

우리는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마치 우리 나라의 시골에 있는 식당에 온 느낌이다. 인테리어가 매우 시대에 뒤덜어져있다. 그렇지만 이 낯선 도시에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지덕지 아닌가?




홀 안에는 손님들이 아무도 없다. 나이가 지긋한 남자와 여자가 TV를 보고있다가, 우리가 들어서자 반갑다면서 우리에게 온다. 우리는 창 가에 있는 자리에 앉았고, 최은희가 주문을 한다.










"못뵙던 분들이시네. 저희 집에 처음이시죠?"

"예. 점심으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음식 .. 아. 김치찌개 되나요?"




"그럼요."

"그런데, 찌개는 김장김치로 하시나요?"




"그렇지요."

"테이블 워터는 에비안하고 아폴리나리스로 주십시오."










그런데 갑자기 지혜가 두 눈을 꼭 감고 진저리를 친다. 주문을 받던 여자 주인이 지혜를 쳐다본다. 최은희가 깜짝 놀라면서 지혜에게 묻는다.










"어머. 지혜 너 왜 그래? 어디 아프니?"

"아뇨. 너무 좋아서요."




"좋아? 뭐가 그렇게 끔찍하게 좋아?"

"한국말 하시는 분도 계시고, 언니가 김치찌개를 주문하니까 엄청 짜릿해요."




"태현씨가 너랑 한국말 안해?"

"우리 말고 다른 분들이 한국말 하는 것이 진짜 신기하다니까요."










지혜가 이렇게 애교폭탄을 떠드린다. 주문한 음식이 나온 후에, 여주인은 지혜가 너무 귀엽다면서, 우리를 위해서 메뉴에 없는 굴비를 따로 더 구웠다고 한다. 그녀는 굴비를 우리에게 가져왔다. 










"와아앙. .. 사장님.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학생이 나이가 많이 어린 것 같은데, 유학왔어요?"

"아닙니다. 일이 있어서 잠시 다니러 왔습니다."




"저렇게 싱싱하게 애교 부리는 것을 보니까, 여기에 막 온 것 같아요?"

"어제 밤에 도착했습니다."




"그래. 배고플텐데, 어서 먹어요."










나와 최은희는 귀염둥이 서지혜를 보고만 있었다. 이 식당 주인 부부도 남에게 주고 싶은 정이 많고, 또 남에게서 받을 정이 그리워하는 사람들 같다. 외국에서 오래 살면 저렇게 되겠지.




우리가 식사가 끝난 후에 최은희는 녹차를 따로 주문했다. 차를 마시면서 우리는 한수정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최은희가 두 눈을 지긋이 감으며 이야기 했다.










"이제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도해야 해."

"무슨 기적?"




"왜 영화에 보면 나오잖아? 저러고 누워있을 때,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서 손을 잡아주면, 환자의 손가락이 몇 번 까딱까딱 하다가, 두 눈을 번쩍 뜨는 장면 말이야."




"아이. 참. 언니도. .."










여주인도 우리가 하는 말을 듣고 있다가 끼어든다. 그녀가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고 묻자, 최은희는 한수정의 교통사고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그녀는 그 병원에 한국인 간호사들이 4명이 일한다고 했다. 그 간호사들이 한수정의 사고 소식을 병원 밖으로 알렸다고 한다. 토론토에 있는 한국인들은 거의 다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전했다.










"그런데, 경찰 조사 결과는 나왔나요?"

"아직인데요."




"그 나쁜 인간들 .. 피해자가 동양 사람인데다가 힘 없는 유학생이니까 늑장을 부리네.

그럼 박사님께서 이 사건을 언론에 한 번 내볼래요?" 




"예?"




"여성단체를 시켜서 TV랑 신문에 나게 하고, 시끄럽게 들쑤셔야지.

그러지 않고 그냥 두면, 얘네들은 세월아네월아 하고 있잖아요." 




"그럼 우리도 그렇게 해볼까요?

태현씨. 할 일도 없을텐데, 한번 움직여 보시지?"




"그럼 그럴까?"

"일단 병원에 가보자."













우리는 일어서서 식당 주인과 악수하면서 작별을 했다. 주인 부부는 우리가 가는 것을 정말 진심으로 아쉬워했고 또 한수정의 빠른 쾌유를 빌었다. 여주인이 지혜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애교 학생. 우리 딸 어렸을 때가 생각난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또 와요."




"예. 그럴게요. 사장님 안녕히 계십시오."




"인사하는 것도 어쩜 .. 진짜 귀엽다.

나중에 커서 시집가면 시부모님 혼을 쏘옥 빼놓겠네. 하하."













[5]

우리는 병원 입구에 있는 꽃집에서 화병과 꽃을 샀다. 인포데스크로 가서 한수정의 병실이 바뀐 것을 확인했다. 602호이다. 병실이 2인실이라고는 하지만, 건너편에 있는 침대가 비어있어서 한수정 혼자만 쓴다.




나는 한수정의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그녀의 손을 살짝 잡았다. 아가 식당에서 최은희가 말한 기적은 일어나자 않았다.




최은희는 연락처를 남기자면서, 나와 최은희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를 적어서 수납장 위에 눈에 띄게 두었다. 지혜는 화병에 물을 채우고 꽃을 꽂아서 수납장 위에 두었다.




병실을 나서면서 지혜가 최은희에게 묻는다.










"언니. 회사에 못가서 어떡해요?"

"오늘 하루는 망했지 뭐. 아까 차 렌트할 때 벌써 전화해서 못간다고 말했어."










그 다음에 최은희는 우리를 데리고 한수정이 사는 집으로 데리고 갔다. 주인은 병원에 있고, 집안은 완전 냉골이다. 2층. 욕실. 복도. 부엌. 발콘. 거실 그리고 큼직한 침실이다. 




침실에는 수정이의 침대, 책상, 옷장, 거울, ..




수정이의 침대에는 수정이가 벗어서 던져둔 옷이 있다. 바쁘게 나가느라고 옷을 걸어둘 시간도 없었나보다. 최은희가 하는 말로는 수정이가 서울에 가서 성탄절을 나와 함께 보내겠다고 무척 바쁘게 작업을 했다고 한다.




수정이의 책상에는, 책, 메모지, 필기도구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있다. 데스크탑 컴퓨터와 노트북은 꺼진 채로 있다. 노트북 옆에는 작은 액자 두 개가 서있다. 거기에는 내 사진과 나와 수정이가 같이 직힌 사진이 들어있다. 대학 1학년 때 저 사진을 찍은 기억이 난다.




빨래통에는 세탁해야 할 빨랫감들이 절반 정도 들어있다. 부엌의 싱크대에는 와인 잔과 커피잔, 접시와 포크들이 들어있다.




눈에 띄는 것 하나하나마다, 무엇이든지, 수정이의 깊은 한숨과 절실한 고독을 내 마음으로 파도처럼 밀어 넣는다. 




수정이와 내가 같이 찍힌 사진, 그리고 수정이의 가족 사진이 들어있는 액자들이 거실의 벽에도 걸려있다.










"오빠. 이제 나가요."













지혜가 조용히 나를 부르는 소리가 난다. 어느새 지혜는 내 손을 잡고 있다. 내가 고개를 돌려 지혜를 쳐다보자, 지혜가 티슈를 꺼내서 내 눈물을 닦아준다. 













"어? 최박사님 어디 계셔?"

"오빠를 보고 있으니까 눈물이 나서, 더는 못보겠다고, 밖으로 나갔어."




"그래. 나가자."

"언니 사고 난 것이 그렇게 슬퍼?"




"사고 난 것이 슬픈 것도 맞아. 그런데 의학적으로는 살아있다고 하는 수정이가 나와 지혜가 왔는데도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이 슬프다. 아무도 손을 쓰지 못하고 기다리기만 해야 하지 않니? 알지도 못하는 식당 사장님도 지혜가 귀엽다고 그랬는데 .."




"오빠. 언니가 귀엽다고 안해도 나는 귀여워.

그러니까 이제 고만 울어요.

오빠가 자꾸 울으니까, 나도 울음을 더는 못참겠어."













지혜도 흐느끼면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내가 울어서 지혜를 울게했다.

지혜가 우는 것을 보니까 내 눈물이 더 나온다.

우리는 서로를 부등켜 안고 한참 동안 눈물을 흘렸다.










"지혜야. 태현씨. 우리 그만 나가요."










최은희의 목소리이다. 그녀는 밖에서 추위에 떨며 우리를 기다리다가, 우리가 나가지 않으니까, 다시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녀가 우리의 등을 토닥인다.




최은희는 바로 그 다음 건물에서 자기가 산다면서 우리를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갔다. 우리는 잠시 집 안을 한 바퀴 둘러보기만 하고, 바로 나와서, 최은희와 함께 호텔로 돌아왔다. 그런데 최은희가 호텔 옆에 있는 카페에서 와인을 마시자고 했다.




우리는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자리에 앉아서 커피, 와인, 쥬스, 케익을 주문했다. 지혜와 최은희가 나란히 앉아서 낮은 소리로 이야기를 한다.










"내가 일을 해야 하니까, 내일부터는 지혜가 태현씨랑 둘이 병원에 가봐."

"네. 그럴게요."










그 때 최은희의 전화기에서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는 알림음이 울렸다. 최은희가 문자 메시지를 열어보더니 나에게 보여준다.










"토론토 한인교회 박목사입니다. 통화 가능하십니까?"










최은희는 모르는 목사님이라면서, 자기가 전화를 걸겠다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서 조용한 곳으로 갔다. 한참 후에 그녀가 돌아와서 통화 내용을 말해주었다.










"간호사가 우리 전화 번호를 가르쳐줘서 알았대.

아까 그 식당 사장님도 목사님께 전화를 드려서 우리 얘기를 하신 모양이야.

내일 만나서 여성 단체와 만나는 일을 의논해보자고 하시네.

어쩔래? 태현씨가 만날래?"




"누나 퇴근한 다음에 같이 만나야 하지 않겠어?"




"오케이. 내일 오후 여섯시 쯤에 이 호텔 카페에서 만나면 되겠지?" 










그녀는 다시 전화를 하겠다면서 자리를 떴다.






















** 다음 글 읽으러 가시기 전에 추천과 댓글 !! ... - Ja"d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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