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를 꿈꾸며 (단편)
우리 회사의 경리로 일하고 있는 25세의 아가씨이다. 우리 회사는 조그만 무역회사인데 그래도 거래량이 많은 편이어서 하루 종일 방문 고객들이 정신없이 드나드는 그런 회사다. 가끔 낯선 사람이 방문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납품업체 사장들이 주로 방문하는데, 그 접대는 모두 지은씨가 맡고 있는 편이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일 땜에 오는 건지 아님 우리 지은씨를 한 번 어떻게 해보려고 오는 건지 도통 헷갈릴 때가 있다. 이 사람들이 글쎄 와서는 우리 사장은 안 보고 괜스리 지은씨가 대접하는 커피 한 잔 마시고 내리 죽쳐 앉아 농담 따먹기나 하고 가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우리 지은씨는 또 어떤가? 같이 근무하는 우리들 가슴은 보일 듯 말 듯한 미소와 행동으로 하루종일 새까맣게 만들어 놓고는 사장들한테는 또 어찌나 잘 하는지..... 뭐 잘 한다는 게 대충 이야기 맞춰 주고 분위기 맞추어 주는 그런 정도이긴 하지만....
사무실에서 그런 지은씨를 바라보는 게 요즘 나의 유일한 낙이다. 가끔 그렇게 쳐다보는 내 눈초리가 음흉하게 보일 때도 있는 지 지은씨는 내게 뭔가 아는 듯 어색한 미소를 지을 때도 있다. 그 미소에 처음엔 무척 당황했지만 요새는 그 미소마저 즐긴다. 상상 속으로만 그려보았던 지은씨의 겉옷 안의 모습을 오늘 보고야 말았다. 점심을 먹고 일을 하는데, 갑자기 지은씨가 피곤하다며 손을 위로 쭉 내뻗었다. 바로 그 순간, 블라우스 사이로 내비치는 검정색 브래지어를 보고야 만 것이다. 오늘 일은 여기서 끝이다라고 생각하면서 오늘은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언제나 한 번쯤 용기를 내보나, 내일은 꼭 용기를 내야지 라며 밤마다 애꿎은 정액들만 흘려보냈던 나날들이었다. 집에서, 그리고 회사 화장실에서.............. 난 곧바로 일어나 지은씨와는 전혀 상관없는 업무지만 대충 챙겨들고 지은씨에게로 다가갔다. "지은씨 이것 좀 봐줘요.."하면서 그녀 앞에 서류를 내밀었다. 지은씨가 책상 쪽으로 몸을 숙이니, 예상했던대로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었다.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잘 보여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검정색 브래지어에 레이스까지 달린 것 같고, 정말 미치게 만드는 건 그 브래지어가 지은씨의 가슴을 모두 커버하지 못해 거의 절반 이상이 보였다는 것이다.
평상시에도 풍만한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까지일 줄은... 정신이 다 아찔할 지경이었다. 게다가 검정색 브래지어 때문인지 유난히 하얗고 부드러워 보이는 가슴에 마른 침이 다 삼켜졌다. "뭐해요"하고 갑자기 올려다보는 지은씨 목소리에 깜짝 놀라 얼른 정신을 수습했으나 당황해서 얼굴까지 빨개졌다. 다행히 지은씨는 내가 훔쳐보고 있다는 사실을 아직은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다시 자세를 고치고 서류를 보기 위해 몸을 숙이는데, 아뿔사, 이젠 지은씨의 다리가 눈앞으로 확 다가왔다. 마치 일부러 보여주기나 하는 것처럼 말이다. 오늘 내가 운수대통인가 보다 하는 생각도 잠시, 난 또 정신없이 그녀의 다리와 허벅지를 훔쳐보았다. 군살 한 군데 없이 매끈하게 뻗은 다리... 내 평생 이렇게 예쁜 다리는 첨인 것 같았다.
거기다 팬티라인 아래 아슬아슬한 지경까지 올라간 스커트에 드러난 하얀 허벅지.... 머리 속에선 이미 그녀의 허벅지와 다리를 매만지고 있는 나의 모습이 절로 상상되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서류를 빼앗다시피 하고는 바로 자리로 돌아와 버렸다. 잠시 주위를 살피다 일어서서 난 아무도 몰래 여자화장실로 숨어들었다. 아까 지은씨가 화장실에 갔다 온 이후로 아직 출입한 여직원이 없다는 사실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여자 화장실은 한 칸이기 때문에 어디로 갔을 지 갈등할 필요도 없이 재빨리 문을 열고 들어와 잠궈 버렸다. 그리고는 휴지통에서 맨 위에 있는 휴지를 꺼내 들었다. 아직까지 촉촉한 채 있는 것을 보면 분명 지은씨가 사용했을 터였다. 오늘은 정말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