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4부)
일요일 아침..재민은 영은과의 약속으로 인해 아침 나절에 버스안에 있었다..어제 순 간적으로 영은과 약속은 했지만 과연 이것이 잘하는 일이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재민은 약속장소에 다소 일찍 도착했다..아직 약속시간까지는 한시간 정도가 남아있었 기에 그동안 두산타워 안이나 둘러볼 냥으로 정문쪽으로 향하던 재민의 눈속에 검정색 티에 청바지를 입고있는 영은이 들어왔다.. 영은도 재민을 발견하고는 반갑게 달려왔다.. "아직 약속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왜 이렇게 일찍 나왔어??" "그러는 너는??..아직 한시간이나 남았는데..왜 벌써 나왔어??" 말을 하며 영은이 혀를 내밀며 귀엽게 웃는다... "우리 어디에 가지??" 만나긴 했지만 무엇을 해야할지 선뜻 생각이 나질 않았다.. "우리 이왕 여기 왔으니까..안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구경하자.." "그럴까??" 둘은 안으로 들어갔다... 짐작은 했지만 영은은 아주 활달했다...점포의 악세사리며.구두.옷들을 입고 신어보면 서 재민에게 어떠냐고 물어보기도 했고..
쑥쓰러워하는 재민의 몸에 이것 저것 대어보 기도 했다... 남성복 코너에서 하얀색 티를 집어들은 영은이 재민의 몸에 대어보면서 말했다.. "언니 이거 얼마에요??" "그거 만오천원인데 동생이 이쁘니까 만삼천원에 줄께..고민말고 가져가...애인한테 참 잘 어울리네..딱이야 딱!" 영은은 무엇보다도 애인이란 말에 기분이 너무도 좋았다.. "네...주세요.." "저기..영은아....." 재민은 선뜻 자신의 옷을 사는 영은을 보며 만류하려했지만 영은은 이미 돈을 지불한 뒤였다. "언니 이거 탈의실에서 입어보고 맘에 안들면 바꿔도 돼죠??" "그럼...그런데 그런일은 없을거야..애인이 흰색이 어울려.." "흰색만 어울리나요 머...다른색도 참 잘 어울려요.." "어머머머 누가 지 애인 아니랄까봐...호호호" "호호호호" 그녀들의 대화를 듣고있자니 재민은 쑥쓰러워서 성급히 자리를 뜨고 말았다... "야~~~~~재민아 같이가~~~~~" 영은의 고집에 재민은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을 수 밖에 없었다. 얼마만이었던가...자신 이외의 사람이 옷을 사주는것이... 재민은 피식 웃음이 났다... "어머 너무 이쁘다...너무 잘 어울려~~~~재민아.." 재민은 영은의 수선이 그리 싫지가 않게 느껴졌다...
"고마워 잘 입을께..." "고맙긴..." 결국 재민도 그녀에게 티를 하나 사주었고 공교롭게도 색깔이 흰색이라 둘은 똑같이 청바지에 흰색티를 입고 공공연한 커플처럼 거리를 누비는 처지가 되었다... 영은의 입은 한껏 벌어져서 닫힐 줄을 몰랐다... "나 배고파..떡볶이 먹고싶어.." 재민도 오전부터 다리를 팔아서 좀 앉고 싶기도 했고 배도 고팠다... "그래 ..저기로 가자.." 둘은 포장마차로 된 떡볶이 가게로 향했다.. "어서오세요.." "어머니..떡볶이 일인분하고요..오뎅일인분..그리고 김밥일인분만 주세요.." 스스럼없는 영은의 붙임성에 옆에서보는 재민은 절로 웃음이 나왔다... 배가 고팠던지 영은은 아주 맛있게 떡볶이를 먹었다... 재민도 그런 영은을 보자니 맘이 동해서 같이 맛있게 먹었다... 다른건 몰라도 영은을 만나면 참 편해서 좋았다... "이 여자가 연주누나 였으면..." 순간 재민은 그런생각을 하다 옆의 영은에게 너무도 죄스런맘에 머리를 도리질치고 말 았다... "왜그래?? 뭐 뭍었어??" "아 아니...그냥 머리카락이 흘러내려서..." 서투른 핑계를 대며 영은을 바라보는 재민은 영은에게 너무 미안했다... "저기 이거 먹고 우리 영화보러갈까??" "하하...지난번에도 영화보러 가자더니..오늘도 마찬가지네??" "그런가??..." "넌 좀더 일찍 태어났으면 분명 빵집만 갔을거야..하하하"
그말에 재민도 스스로 인정하면서 웃었다... "그래 우리 영화보러가자..." "그래.." 영은은 무엇이 그리도 신났던지 지하철 안에서도 말이 끊이질 않았다.... "재민아 내가 지하철 노선 한번 외워볼까??" 난데없는 영은의 말에 재민은 영은을 쳐다봤다.. "응..학교다니다 지하철타면 심심해서 곧잘 노선을 읽던게 이젠 다 외우게 됐어...히 힛" 볼수록 영은은 참 새로운 점이 많은 아이었다... "자 그럼 우선 4호선이다...음 흠..당고개,상계,노원,창동...사당..." 작은소리도 아닌 제법 큰소리로 영은이 외워대는 통에 주위사람들도 신기한듯 쳐다보 며 웃는다... 재민은 그런 시선을 느끼며 조금 부끄러웠다... "됐어..됐어..영은아 이제 그만해..." "응?? 왜 ..아직 조금 남았는데...." "휴~~~~~~~" "왜?? 창피해??...히힛" 할말을 잃고 쳐다보는 재민앞에 영은이 입을 낼름거리며 웃고있었다... 재민과 영은이 영화를 보러간곳은 강남역에 있는 테크노마트였다. 예전엔 영화하면 종로거리의 단성사나 서울극장,피카디리극장이었지만 요즈음은 옴리 버스식 영화가 성해서...단순한 영화관이 아닌 영화와 부대시설이 같이 되어있는곳이 많이 생겨나고있었고 이곳도 그런곳중에 한곳이었다...
이젠 예전처럼 영화표를 끊고 영화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리는 시대는 어느새 예전이야 기가 되어가고 있었다... "우리 무슨 영화볼까??" "음..이거어때??..뉴욕의 가을??" "그래 우리 그거보자..나 이배우 너무좋아해.." 영화는 리챠드기어와..위노라라이더가 주연한 멜로물이었다.. "리챠드기어의 외모를 좋아하는거야..아님 그의 연기를 좋아하는거야??" "음 일단은 그의 연기가 좋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잘생긴 배우가 연기도 잘하면 더욱 좋잖아...히힛" 참으로 영은 다운 말이라 생각됐다... "여기서 잠깐 기달려..표 끊어올게..." "싫어! 같이갈래..." 둘은 그렇게 표를 끊고 영화를 보러 들어갔다...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은 한남자가 사랑하는 한 여인이 몹쓸병으로 죽어가는 전반적인 내용을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그려내고 있었다...문뜩 그남자나..자신이 조금 비슷하다고 재민은 생각했다..죽음으로 인해 사랑하는 여인을 보내는 그남자와 이루 어질수 없는 사랑의 감정에 허우적 거리는 자신..어찌보면 그남자가 훨씬 더 부럽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영화의 내용이 종반으로 향할 즈음 옆에서 우는소리가 난다.. "흑~"